(VOVWORLD) - 따이(Tày)-눙(Nùng)족 사람들은 연초 송구영신을 위해 집안을 홍지로 꾸민다. 가구, 나무, 축사 어디든지 홍지를 붙인다. 이러한 풍습은 귀신을 쫓고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는 것이다.
베트남 여러 다른 소수민족과 마찬가지로 따이(Tày)-눙(Nùng)족에게도 설은 연중 최대 명절이다. 설은 한 해가 바뀌는 순간이다. 이 시기 따이(Tày)-눙(Nùng)족 사람들은 집 앞에 꺼이네우(cây nêu)라는 의례용 나무를 세우고, 맷돌, 쟁기 등 기구에 붙일 홍지를 준비한다.
까오방(Cao Bằng)성 푹화(Phục Hoà)현 찌에우어우(Triệu Ẩu)면 주민 응우옌 반 비(Nguyễn Văn Vị) 씨에 따르면 설을 앞두고 장을 볼 때는 집안을 꾸미기 위한 예쁜 홍지도 구매한다.
우리 마을 따이(Tày)족 사람들은 매년 섣달 29일이나 30일에 한자를 쓰는 분을 찾아 새로 산 홍지에 글을 써 줄 것을 부탁합니다. 홍지는 제단에 붙이는데, 매년 한 번 바꿔야 합니다. 제단에 원래 붙어 있던 홍지를 떼어 자몽잎을 끓인 물에 씻고 나서야 새 홍지를 붙일 수 있습니다. 제단 외에도 기둥, 외양간, 곡괭이 등에 붙이고 평안과 건강과 재복을 기원합니다. 제단과 정문에 붙이는 홍지의 수는 3, 5, 7과 같은 홀수여야 합니다. 가구, 나무, 외양간 등에 붙이는 홍지는 개수 상관없이 크기가 세로 6cm, 가로 10cm이면 됩니다.
작년에 붙인 홍지는 떼어 낸 후 태워야 한다. 전통에 따르면 홍지를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 홍지를 가축이 밟을 경우 사람에게 불운이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낡은 홍지를 태우는 것은 작년에 좋지 않았던 일들을 지워 버린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현대에 들어 홍지 붙이기 풍습은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홍지에 한자를 써 와 대구(對句)와 함께 붙였으나 이제는 인쇄된 대구와 그림을 구매할 수 있다. 옛날에는 홍지를 손바닥 크기로 잘라 주로 제단 주변, 정문, 창문에 붙였으나 오늘날에는 베트남 국기나 당기(黨旗)에도 붙인다.
까오방(Cao Bằng)성 따이(Tày)-눙(Nùng)족 문화 연구가 즈엉 사익(Dương Sách) 씨에 따르면 홍지는 희락과 길상, 양기(陽氣)와 일광(日光), 행운과 평안으로 한 해를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따이(Tày)-눙(Nùng)족의 풍습에 따르면 인간은 붉게 타오르는 숯이고, 그 연기가 한 곳에 뭉치는 것은 귀신을 쫓고 평안을 가져온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 때문에 따이(Tày)-눙(Nùng)족의 행사나 명절에는 붉은색이 흔히 보입니다. 잔치에 가져올 선물에도 홍지를 붙여야 하고, 설날에는 홍지에 공경할 경(敬)자 또는 섬길 봉(奉)자를 써서 제단에 붙입니다. 모든 가구와 외양간에도 홍지를 붙입니다. 따이(Tày)-눙(Nùng)족의 토속 신앙에 따르면 농기구와 과수에도 영혼이 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농기구와 과수는 인간에게 재물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홍지를 붙여 감사를 표하는 것입니다.
현대의 생활은 많이 달라졌지만 따이(Tày)-눙(Nùng)족 사람들은 설날 홍지 붙이기 풍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설 기간 따이(Tày)-눙(Nùng)족 마을을 방문하면 홍지로 화려하게 꾸며진 마을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이로부터 이들의 문화적 특색과 행운 가득한 한 해에 대한 소망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