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꽝닌(Quảng Ninh)성 몽까이(Móng Cái)시 짜꼬(Trà Cổ)동 짜꼬 서낭당은 베트남-중국 국경에서 고작 4km 떨어져 있다. 6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이 서낭당은 접경지역의 문화적 이정표로 알려져 있다. 짜꼬 서낭당은 현지 주민들의 신앙적 장소일 뿐만 아니라 많은 관광객을 맞이하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안개가 자욱한 짜꼬(Trà Cổ) 서낭당으로 가는 길에는 향에서 피어나는 연기와 바닷바람이 어우러져 흩날린다. 서낭당에 들어서자 칠순노인 응우옌 반 템(Nguyễn Văn Thêm) 원로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서낭당 관리역을 맡아 이 마을의 조상을 모시는 일을 담당해 왔다. 그는 제사상 위에 하얗게 떨어진 향의 재를 닦고 있었다. 서낭당 정리정돈을 마친 응우옌 반 템(Nguyễn Văn Thêm) 원로는 다른 원로들과 함께 녹차를 마신다.
우리는 매일같이 여기에 와 먼지를 닦고 주변을 청소합니다. 설날 같은 명절에는 마을에서 12명의 원로를 선출합니다. 이렇게 선출된 원로들의 역할은 서낭당을 청소하고 제사에 쓰이는 물, 향, 등을 교체하는 것입니다. 섣달 25일부터 그믐밤까지 원로들은 서넝당에서 지내고 설날이 되어야 귀가합니다. 그믐밤 자정이 되면 주민들이 찾아와 분향하면서 풍족한 새해를 기원합니다.
무슨 녹(祿)이 있는가? 무화과 녹은 떫고 용수(榕樹) 녹은 낡았구나. 여섯 늙은이가 말하기를, 선경을 즐기고 새벽에는 물을 갈며 돈을 번다네.
이는 마을 원로들이 자손들에게 전래하는 시이다. 짜꼬(Trà Cổ) 서낭당은 설화 ‘짜꼬(Trà Cổ)의 조상, 도선(Đồ Sơn)’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1461년에 태풍이 몰아치던 어느 날 하이풍 도선(Đồ Sơn) 지방 출신 열두 가족이 황무지의 섬으로 쓸려가게 되었다. 나무와 갈대만 무성했던 그 섬에서의 고된 삶을 견디지 못한 여섯 가족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고, 나머지 여섯 가족은 그 땅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했다. 6채의 집 밖에 없었던 그 땅은 점차 부유한 마을이 되었다. 그 마을의 이름이 바로 짜꼬(Trà Cổ)이다. 이 지명은 정착민들의 고향 짜프엉(Trà Phương)과 꼬짜이(Cổ Trai)를 합친 약자이다.
마을 가이드 응우옌 꽝 까인(Nguyễn Quang Cảnh) 씨에 따르면 짜꼬(Trà Cổ) 서낭당은 여성종(黎聖宗) 황제 광순(光順) 2년인 1461년에 건설되었다. 서낭당은 서낭신과 오늘날 짜꼬(Trà Cổ) 땅을 개척한 6명의 선공(先公)을 모시는 곳이다.
여성종(黎聖宗) 황제는 접경지역 주권 문제를 매우 중요시했습니다. 산과 강의 일부라도 남에게 양도한다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곳 접경지역에 서낭당을 건설한 것 또한 당시 조정의 결정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마을이 조성되면 서낭당을 지어야 한다는 원칙이 있었습니다. 서낭당은 행정기관의 역할을 갖기도 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의 공동체 생활의 집이기도 했고, 조정의 관료나 어사가 지나가다가 쉴 수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짜꼬(Trà Cổ) 서낭당은 몇 차례 복원을 거쳐 북부지방 특유의 건축 양식과 조각 예술을 잘 간직하게 되었다. 짜꼬(Trà Cổ) 서낭당의 가장 독특한 점은 의미가 깊은 편액과 대구(對句)이다. 모두 붉은 칠을 한 후 도금되었다. 응우옌 꽝 까인(Nguyễn Quang Cảnh) 씨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우리 고장의 형성 역사와 민족의 기백(氣魄)이 편액과 대구를 통해 뚜렷이 나타납니다. 서낭당 위쪽에 있는 ‘지구천장’(地久天長)’은 이 땅이 오래도록 존재할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다른 한편에 있는 ‘민덕귀후(民德歸厚)’는 천지가 부여한 행복을 주민들이 오래도록 누릴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운데에 있는 ‘남산정수(南山靜壽)’는 앞서 말한 두 문구와 합쳐 나라와 사람이 영원히 살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노이 하동 출신 관광객 응우옌 타오 리(Nguyễn Thảo Ly) 씨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몽까이(Móng Cái)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처음으로 짜꼬(Trà Cổ) 서낭당에 방문하여 분향했습니다. 서낭당은 바닷길을 따라가면 나오기 때문에 찾기도 편합니다. 서낭당의 건축 양식은 정말 독특합니다.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했습니다. 마치 한 척의 배처럼 생겼습니다. 연초를 맞아 저는 이곳에서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빌었습니다.
전통문화의 가치를 담고 있는 짜꼬(Trà Cổ) 서낭당 축제는 2019년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몽까이(Móng Cái)시 짜꼬(Trà Cổ)동 인민위원회 응우옌 반 프억(Nguyễn Văn Phước) 위원장에 따르면 사비(Sa Vĩ) 사주섬, 짜꼬(Trà Cổ) 해변, 남토(Nam Thọ) 사원, 응옥(Ngọc) 사주섬 등과 함께 짜꼬(Trà Cổ) 서낭당도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베트남 북쪽 끝자락의 매력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지방정부 차원에서 유적지의 가치를 보존하고 발휘할 것입니다.
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짜꼬(Trà Cổ) 서낭당은 역사의 부침을 목격해 왔다. 문화의 합류지인 베트남-중국 접경지역에 위치해 있음에도 짜꼬(Trà Cổ) 서낭당은 베트남의 전통 건축 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으며, 베트남 접경지역의 영토 주권을 굳건히 지키는 ‘문화적 이정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