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설은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 마을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이며, 베트남 문화 정체성을 심화해 잘 나타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선떠이(Sơn Tây) 현과 타인미(Thanh Mỹ) 면 주민들은 섣달 그믐날이면 둥런(đụng lợn)을 위해 분주히 준비한다. ‘둥런’은 한 마을에 사는 여러 가족들이 한 마리의 돼지를 나눠 먹는 풍습으로, 같은 한 동네에 사는 가족들이 더 친밀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
돼지의 크기에 따라서 돼지를 나눠 먹는 가족수가 정해진다. ‘둥런’ 풍속은 단순히 고기를 나눠 먹는다는 것만 아니라, 공동체의 모임, 재회, 번영, 충만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드엉럼 고대마을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은 바인쯩을 만들어 보고 있는 모습 |
타인미면 미(Mỹ) 씨는 올해 65kg 돼지 한 마리를 골랐다. 돼지를 도축한 뒤 고기와 뼈를 모든 가정과 골고루 나눴다. 고기 일부는 바인쯩을 만들 때 쓰고, 나머지는 설날 음식의 재료로 사용됐다.
“매년 저희 가족은 한 마리의 돼지를 길러, 설이 오면 다른 가족에게 고기를 나눠 줍니다. 모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함께 돼지고기를 나누고 바인쯩을 만들고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좋습니다. 매년 저는 이 풍습을 계승해서 후대를 위해 넉넉한 설날을 마련하면서도 조상들의 전통을 지켜 가고 싶습니다.”
현대 생활 속 ‘둥런’ 풍속은 베트남 사람의 설날 문화를 더 풍부하게 만들면서도 공동체의 연대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는 아름다운 문화이다.
드엉럼 고대마을에서 냐이삽 춤추는 관광객들의 모습 |
타인미면에서 수 킬로미터가 떨어져 있는 북부 지방의 전형적 마을인 드엉럼(Đường Lâm) 고대마을에서는 베트남 북부 마을의 전통 설이 생동감 있게 재현되고 있다. 마을 정문, 몽푸(Mông Phụ) 서낭당, 전통 집들이 화려한 장식용품과 설 꽃 화분, 대련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에서 민속놀이나 바인쯩 만들기 등에 체험하게 돼서 저는 옛 설날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간 것 같네요.”
-“옛날에 저는 설 용품을 사러 어머니랑 자주 시장에 갔었는데요. 과거의 설은 오늘날처럼 물건이 풍부하지 않았지만, 전통 설의 모습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대로 유지돼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설날에는 민속놀이와 바인쯩 등이 여전히 있어서 참 좋아요.”
-“저에게 있어서 모든 것이 새로운 것입니다. 매년 저는 부모님이랑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 가서 설날을 맞아 쇼핑을 했는데, 올해에는 이곳에 오게 됐네요. 아주 재미있었어요!”
서낭당 마당에는 바인쯩 만들기, 사자춤 공연, 옹도(ông đồ)의 서예 쓰기 공간, 또해(tò he) 만들기 등 다양한 설날 활동들로 설 분위기가 가득하다. 또한 베트남의 전통 설에 빠질 수 없는 민속놀이로 고대마을 곳곳에서 참가자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수백 년이 된 고대마을의 고풍스러운 아름다움과 예술 창조 공간이 잘 어울려 베트남의 전통 설 문화를 널리 전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