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VWORLD) - 오늘날 꽝닌(Quảng Ninh)성 바쩨(Ba Chẽ)현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자오(Dao)족은 언어와 복장의 차이에 따라 타인 이(Thanh Y)와 타인 판(Thanh Phán) 등 두 부족으로 구분된다. 자오족의 각 부족 간에는 신앙, 민속 문화, 건축 양식 등에서도 차이점이 나타난다. 그러나 모든 부족이 공통적으로 반왕(盤王)을 숭배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반왕은 원래 용견호 (龍犬狐)로, 평왕 (平王)의 나라를 침략한 고왕(高王)을 처치하여 큰 공을 세웠고, 이에 평왕이 그를 공주와 혼인시켰다. 반호(盤狐), 즉 반왕 부부는 아들 여섯과 딸 여섯을 낳았으며, 모두 평왕으로부터 책봉을 받아 오늘날 자오족 12대 가문의 시조인 반 (盤, Bàn), 람 (藍, Lam), 만 (滿, Mãn), 우옌 (琬, Uyển), 당(鄧, Đặng), 찌에우 (趙, Triệu), 르엉(粱, Lương), 똥(宋, Tống), 프엉 (鳳, Phượng), 도이 (對, Đối), 르우 (劉, Lưu), 리(李, Lý)가 되었다. 반왕은 왕위에 오른 후에도 여전히 소박한 생활을 즐겼으며 자오족 사람들에게 벼농사와 방직을 가르쳤다. 반왕이 승하한 후 자오족은 반왕을 조상을 기리는 제사상에 모시고 매년 제사를 지낸다.
무당들은 반왕 제사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출처 : bienphong.com.vn] |
반왕은 모든 자오족 가문의 시조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의 영혼 또한 길한 성주신으로 여겨지고 있다. 반왕은 집안의 조상, 곡식의 신, 문예의 신, 사냥의 신, 목축의 신과 함께 모셔진다. 급책 (給策) 의례와 같은 중요한 의례를 거행할 때마다 자오족 사람들은 반왕 제사를 지내야 한다. 바쩨현 문화실 간부 비 티 뚜옌 (Vi Thị Tuyến)씨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꽝닌성은 자오족의 문화 가치 보존 및 발휘 사업을 수립했습니다. 해당 사업의 제안서는 2019년에 허가를 받았으며, 계속해서 내용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이 중 유형문화재로는 반왕 사당을 완성한 바 있습니다. 바쩨 강이 흐르는 바쩨현 선하이(Sơn Hải) 마을은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입니다. 사료에 따르면 자오족의 선조들은 원래 선하이 마을에 거주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마을은 급책 의례, 전통의상 등 자오족의 풍속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반왕 제사 풍속은 자오족의 정신 생활에 있어서 대표적인 풍속이며 모든 부족이 이 풍속을 중요시 여긴다. 자오족 사람들은 반왕 제사가 이들 개개인과 모든 가문, 그리고 민족의 운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믿는다.
반왕 제사 의례는 다음과 같은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우선 자오족 12대 가문의 대표들이 향을 피우고 반왕 제사상 위에 곡식을 올려 존경하는 마음을 표한다. 반왕 제사에는 거북이 춤, 불 춤, 막대 씨름 등 의식도 포함된다. 이러한 활동은 신비로운 신앙 의식이며 바쩨현 자오족 사람들의 고유한 전통 문화이다. 반왕 제사와 같은 민속 문화와 정신 생활은 민족 문화의 통일성을 나타내는 상징과도 같다. 바쩨현 타인선(Thanh Sơn)읍 인민위원회 황 반 득 (Hoàng Văn Đức) 부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자오족 반왕 사당에는 3개의 제사상이 있습니다. 중앙 제사상에서는 자오족의 시조인 반왕을 모십니다. 우편에서는 삼청 (三淸), 즉 옥청 (玉淸), 태청 (太淸), 상청 (上淸)의 삼위천존 (三位天尊)을 모시며, 보통 자오족의 급책 의례나 평상시 제사에 이용됩니다. 좌편에서는 삼원 (三元), 즉 상원 (上元), 중원 (中元), 하원 (下元)의 신을 모시고, 매년 반왕 제례나 급책 의례 등 자오족의 제사 풍속을 지내는 데 쓰입니다. 이 제사상들은 자오족의 영적 체계의 일부입니다.
반왕 제사가 시작되고 끝나기까지 사람들은 엄격한 금기를 지켜야 한다. 무당을 비롯한 모든 제사 참여자들은 채식만을 해야하며 제사 종료 후 귀가 전까지 이야기를 나누거나 험담을 해서도 안된다. 돈닷 (Đồn Đạt)읍 찌우에 탄 쑤언 (Triệu Thanh Xuân)씨는 다음과 같이 나눴다.
“다른 사람들은 물론 부부도 서로를 가까이해서는 안 된다는 금기사항이 있습니다. 이를 지켜야만 앞으로가 신성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왕 제사 풍속은 꽝닌성 바쩨현 자오족을 비롯한 베트남의 모든 자오족 사람들의 대표적인 영적 생활 풍속이다. 반왕 제사는 뚜렷한 인문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으며, 사람들로 하여금 민족의 뿌리를 잊지 않도록 한다. 또한 사람들은 민족의 신성한 시조 반왕의 보살핌 덕에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다. 반왕 제사 의례는 가문과 마을 간에 공동체적 연결성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매년 음력 2월 1일 바쩨현 자오족 사람들은 남선(Nam Sơn)면 선하이(Sơn Hải) 마을에 모여 반왕 축제를 연다.